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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야리_창

야리(창)

야리란 일본에서 쓰이는 창류 장병기 중 하나이다. 넓은 의미로 나기나타, 나가마키, 호코와 같이 일본도로 분류한다. 국내에서는 왜창, 일본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날의 반대편에는 중국의 창준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이시즈키(石突)가 달려 있는지만, 아시가루(하급 무사) 등 일반 병사용으로 제작된 양산형 창 등 이것이 없는 경우도 있다.

최초로 사용했던 흔적이 나타난 시대는 고훈 시대이며 (주로 방패와 함께 사용하는 용도의) 호코가 사용되었지만, 가마쿠라 시대 이전까지는 타치 및 나기나타에 밀려 잘 사용되지 않았다. 가마쿠라 시대 이후부터 실전에서 쓰이기 시작했다고 전해지고, 창이 널리 사용된 것은 가마쿠라 막부의 멸망 전후이며 특히 센고쿠 시대에 활발히 사용되었다. 남북조 시대에는 단도를 죽창 끝에 달아 즉석으로 만든 데에서 유래한 창 '키쿠치센본야리(菊池千本槍)'가 유명했다.

센고쿠 시대의 실전용 창에는 계급이 높은 무사의 것, '카즈모노(数物)'라 불리는 아시가루용으로 양산된 것이 존재한다.

일본의 창은 그냥 나무 하나를 잘라 다듬어 만든 봉을 쓰기도 했지만, 비교적 가는 나무로 만든 심에 대나무의 단단한 겉 부분을 잘게 쪼개 덧붙여 강화시킨 창대를 많이 썼다. 한국에서는 이런 일본식 창을 왜창, 왜장창으로 불렀으며, 당연하지만 한국이나 여타 다른 나라에도 전투용 창은 창대에 칠과 더불어 쇠힘줄, 철띠 등을 감아 강화해서 사용했다.

창날의 형태에 따라 스야리(素槍), 쿠다야리(管槍), 카타카마야리(片鎌槍), 카마야리(鎌槍), 쥬몬지야리(十文字槍), 카기야리(鉤槍)같은 여러가지 종류가 있으며, 도신이 1척(30.3cm) 이상인 것은 오미야리(大身槍)라 분류한다.

일본도에 밀려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일본 역사에도 유명한 창은 있다. 특히 유명한 것은 센고쿠 시대의 천하 3명창. 각기 톤보키리(혼다 타다카츠의 창), 오테기네(유키 히데야스의 창), 니혼고(모리 타헤에의 창)를 일컫는다.

신센구미의 하라다 사노스케가 타네다류 창술의 달인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최근 한국에도 창을 직선으로 찌르는 공격보다 상-하로 내리치며 때리는 일본식 장창병 운용법이 전국시대를 주제로 하는 센고쿠 같은 만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의 매체를 통해 약간 알려졌다. 어찌 보면 찌르는 공격이 당연한 창을 타격무기로 쓴다는 게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유럽에서 양손 장창과 함께 발전한 할버드와 중국 춘추전국시대~삼국시대에 많이 사용했던 '과'를 떠올리면 쉽다. 창을 방패와 함께 사용하는 것보다 더 길게 만들어 양손으로 사용하는 게 밀집대형에서 효과적임을 자연스럽게 터득하면서 창이 서로 길어지고, 길어진 창으로 최대 공격 거리에서 서로 찌르면서 들어가는 것보다 근접한 뒤 내려치는 쪽이 살상 효과와 다음 공격으로 이어지는 연계에서 더 유리하다는 것을 터득한 결과다. 무엇보다 찌르려고 섵불리 앞으로 들어가면 반대편의 다음 열에서 창을 내밀어 찔러서 역공당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인이 보면 조금 우스워보일 수도 있지만 장창을 내리쳐서 상대 머리를 때리는 전법이 주류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일본창은 날이 길고 큰 편이다. 송곳 정도만 삐죽이 내놓은 동시대의 장창과 달리 큼직하고 각진 바디의 창날을 채택했다.

유럽에선 단일 보병의 방어력도 올라가고 중장갑으로 말을 타고 돌격하는 기사를 막기 위해 무게를 극단적으로 올리는 할버드나 버디슈 쪽으로 발전하지만, 일본에선 그 정도까지의 공격력이 필요할 만큼은 아니었고[8] 무기에 들어갈 강철의 공급도 부족했기에 길이와 날의 면적이 늘어나는 야리의 형태로 발전한다. 야리로 이루어진 장창 병진은 전국시대 말기까지 주력 병종으로 사용되나 이후 에도 막부의 통일과 총기의 도입 등으로 소멸한다.

무기/야리_창.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3/09/25 02:51 저자 us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