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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조선환도

환도

[ 環刀 ]

조선시대에 사용하던 전통 무기로 고리를 사용하여 패용(佩用)하였던 도검(刀劍)을 일컫는다.

조선시대에 군인 등이 차고 다녔던 도검류(刀劍類)의 무기이다. 1813년 훈련도감(訓鍊都監)에서 간행한 <융원필비(戎垣必備)>에는 환도(環刀)라는 명칭이 패용(佩用)하기 편하게 칼집에 고리[環]를 단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명칭의 유래에 대해서는 이 밖에도 칼날이 휘어 둥근 모양을 띠고 있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주장과 손을 보호하기 위해 칼날과 칼자루 사이에 끼우는 칼코등이가 둥글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조선 전기의 환도는 곧고 짧은 모양이었으며, <세종실록(世宗實錄)>의 군례(軍禮)에서 설명하고 있는 환도에는 칼코등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해석은 반박되며, 오늘날에는 <융원필비(戎垣必備)>의 해석이 일반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환도는 삼국시대에 널리 나타난 환두대도(環頭大刀)와는 엄격히 구분되는데, 환두대도는 손잡이 끝부분이 둥근 고리 모양을 이룬 칼을 일컫는 것으로 환수도(環首刀)라고도 한다. 하지만 환도는 차고 다니기 편하게 칼집에 고리[環]를 달고 있는 조선시대에 나타난 칼을 일컫는다.

환도(環刀)라는 명칭은 고려 말기부터 사용되었다. <고려사(高麗史)>에는 1277년(충렬왕 3년)에 원 나라의 사신이 오자 왕이 이장무(李藏茂)를 충주로 보내 환도 1천 자루를 만들게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그 뒤에도 여러 차례 원나라에 환도를 만들어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세종실록(世宗實錄)>의 오례조(五禮條)에는 검(劍)에 대해 “<설문(說文)>에 ‘사람이 차는 병기(兵器)이다’라고 하였다. 지금의 제도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운검(雲劍)이니, 그 칼집은 어피(魚皮)로써 싸고, 칠은 주홍색(朱紅色)을 사용하며, 장식은 백은(白銀)을 사용하고, 붉은 끈과 술을 드리우며, 띠는 가죽을 사용한다. 둘째는 패검(佩劍)이니, 우리나라 말로 환도(環刀)라고 한다. 제도는 운검과 같은데, 검은 칠을 하고, 장식은 황동(黃銅)을 사용하고, 붉은 끈과 술을 드리우며, 띠는 녹피(鹿皮)를 사용한다.”라고 하여 패검(佩劍)과 환도(環刀)를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운검(雲劍)도 국왕을 호위하던 신하가 차던 검이므로, 결국 환도(環刀)는 패용(佩用)하는 도검류(刀劍類)를 폭넓게 가리키던 용어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환도는 군사용으로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의장용(儀仗用)으로도 제작되어 사용되었다. 왕실이나 중앙 조정에서 사용된 환도는 군기감(軍器監)에 소속된 환도장(環刀匠)들이 만들었다. 그리고 병사들의 무기로 쓰이는 환도는 각 지방에서 공납(貢納)으로 제작되었다.

시대에 따라 환도의 크기와 모양도 변화하였다. 조선 전기에는 대체로 환도의 길이가 짧고 직선형의 형태를 띠었다. 문종 때에는 환도의 규격을 표준화하였는데, 기병용(騎兵用)은 칼날의 길이 1척 6촌, 너비 7푼, 칼자루의 길이 1권 3지, 보병용(步兵用)은 칼날의 길이 1척 7촌 3푼, 너비 7푼, 칼자루의 길이 2권으로 정하였다. 이는 당시 북방의 군사 업무를 총괄하던 이징옥(李澄玉, ?~1453)의 “환도(環刀)는 칼날이 곧고 짧은 것이 급할 때 쓰기 편리하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환도의 길이가 점차 길어지고, 칼날의 끝부분도 곡선형을 띠었다. 1790년(정조 14년)에 편찬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는 환도의 크기가 칼날의 길이 3척 3촌, 칼자루의 길이 1척, 무게 1근 8냥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조선 말기에는 다시 길이가 짧아지면서 50cm 정도의 짧은 환도가 나타났다. 이처럼 조선시대 환도는 시대에 따라 그 형태가 변화하였고, 같은 시기에도 쓰임새에 따라 다양한 모양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패용(佩用)하기 편리하게 제작되었기 때문에 길이가 왜도(倭刀)보다는 10∼20cm정도 짧다.

환도를 차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으나, 칼자루를 등 뒤로 향하도록 하고 칼집이 전방 아래쪽에 늘어지도록 허리에 차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렇게 하면 칼을 뽑기는 불편하지만 활을 쏘거나 활동하기에 편리하다. 그리고 끈을 고리에 묶어서 찼기 때문에 칼을 앞으로 쉽게 돌릴 수 있었고, 놋쇠로 띠돈을 만들어 허리에 걸어서 칼자루의 방향을 쉽게 바꾸어 찰 수 있게도 하였다.

무기/조선환도.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3/09/19 06:30 저자 punchl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