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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철편

철편

[鐵鞭]

철편(鐵鞭)은 회초리와 비슷하게 생긴 타격 무기의 일종이다.

'편(鞭, 채찍)'이라는 이름 때문에 쇠 채찍(Bull Whip)과 혼동되지만, 사실은 다른 무기다. 한국과 일본의 많은 역자들이 한때 이걸 모르고 혼동해서 철편마저도 쇠사슬로 만든 채찍으로 그려서 큰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쌍철편을 쓴다고 하니 쌍채찍을 휘두르는 것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쌍채찍을 무기로 쓴다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무기 용법에서 아주 황당한 소리이다. 비슷한 무기인 유성추가 익숙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해 보면, 양손을 따로 다루면서 채찍을 쓴다는 건 본인이 다치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

원래 저 鞭이란 한자는 채찍이란 뜻 외에 '대나무 뿌리'란 뜻이 있다. 학교 체벌이 폐지되기 전, 교사들이 종종 체벌용으로 들고 다니던 구불구불하고 둥그런 고리 같은 마디가 있던 나무 막대기를 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게 바로 대나무 뿌리인데, 그 모양을 본떠 만든 무기가 바로 편鞭이다.

철편이라고 이름이 따로 있긴 하지만 넓게 분류하면 일반적인 철퇴와는 달리 무게중심이 고루 퍼지도록 봉 형태로 만들어진 봉형철퇴에 해당된다. 일반적인 철퇴는 자루는 가볍되 끝에만 무거운 쇳덩어리를 달아서 무게중심이 맨 끝에 있도록 만들기 때문에 한손무기로서는 가장 강력한 일격을 날릴수 있으나, 그 대가로 휘두른 후 회수하는 시간이 느릴수밖에 없는 등 빠른 공방에는 부적합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봉형 철퇴는 무게중심이 가운데, 혹은 아예 손잡이에 있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도검과 비슷한 수준의 빠르고 다양한 컨트롤이 가능하며, 이는 여러 기교를 부리는 무술을 응용할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철편으로는 단봉술과 비슷한 수준으로 빠른 공방을 나누면서도, 나무로 만들어진 단봉과는 달리 갑옷입은 적도 확실히 살상할 수 있을 정도의 타격력을 지녔다.

다만, 상술한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봉형철퇴는 일반적인 철퇴보다는 타격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가장 큰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철편을 비롯한 봉형철퇴는 전쟁터의 무기로서는 그다지 애용되지 못했다. 강력한 타격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일반적인 형태의 철퇴나 망치 혹은 도끼 같은 중량무기를 사용하면 되고, 다양하고 섬세한 기교가 필요하다면 도검이나 창봉 등 기교를 살리기에 더 적합한 무기를 사용하면 됐기에 그 사이에 끼인 봉형철퇴는 이도저도아닌 애매한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전세계적으로도 봉형철퇴 유물은 일반적인 철퇴에 비해 매우 희소하다. 보통 이런 둔기류 무기를 지급받아 다루는건 절대다수가 무술에 그닥 능하지 않은 징집병 출신 병사들이 많았는데, 그들로서는 봉형철퇴로 능숙하게 기교를 부리며 싸우는건 사실상 불가능하고, 차라리 일반적인 철퇴를 들고 있는힘껏 후리며 싸우는게 효율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서융족 기병에게서 기원한 무기로 임진왜란 때 명나라군 소속 타타르 기병대에 의해 조선에 전래되었다.

신윤복의 그림등을 보면 조선시대의 포졸들도 가지고 다녔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인 철편에 칼막이용 가지를 한두개 낸 짓테라는 철편을 치안유지용으로 만들어 썼다.

타격용의 철편은 좀 더 굵직한 쇠몽둥이에 가깝다. 조선시대의 기병들도 사용한 대표적 둔기인 편곤도 철편이라 불렸으나, 위의 무기와는 달리 도리깨와 같은 형태라 엄밀히 말하면 플레일 및 사슬무기로 분류해야 한다.

무기/철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3/09/21 01:09 저자 punchl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