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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편곤

편곤

[鞭棍]

기본적인 형태는 길고 짧은 두 개의 곤봉을 쇠사슬로 엮은 형태로, 복잡하고 다양한 움직임을 포기한 대신 간편한 사용법과 묵직한 타격력에 집중한 형태의 장병기로 볼 수 있다. 크게 보병이 사용하는 보편곤(步鞭棍), 기병이 사용하는 마편곤(馬鞭棍)으로 나뉘며 서양에 비슷한 무기로 플레일(Flail)이 있다.

무예도보통지 4권에 있는 〈편곤〉 편은 도리깨와 비슷한 형태의 무기와 그를 사용하는 무술 기법을 칭하고 있으며, 중국이나 서양의 유사한 무기들과 조선의 무기 사이의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사슬 무기와 장병기의 조합, 잡는 부분이 타격하는 부분보다 월등히 길다는 점은 전쟁병기로서 편곤이나 플레일 종류의 무기들이 갖는 특징이다. 이는 유사해보이지만 호신용에 국한되어 사용된 쌍절곤이나 삼절곤과는 다른 모습으로 이들 무기에서 자주 발생하는 제어 불능상황이나 자신이 자신을 치는 단점을 없애준다. 단, 편곤은 장병기이자 날붙이 무기가 아닌데다가, 원심력과 무게를 이용해서 타격력을 발휘하는 병기이기 때문에 공간이 확보되어야 파괴력을 발휘 할 수 있는 무기이다.

무예도보통지에는 중국식 편곤과 한국식 편곤을 분리해서 소개하고 있는데, 중국 것은 자편과 모편 사이 쇠사슬이 상당히 긴 데 반해, 한국식은 위 그림에 나오듯이 자편과 모편 사이 쇠줄의 길이가 짧아 기존의 쇠도리깨와 비슷하다. 이는 상대와의 교전 중 사슬이 상대의 무기가 얽히는 걸 방지하는 한국의 편곤만이 가진 특징이기도 하다.

무예도보통지에 서술된 편곤 기예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논란이 많다. 다만 기록상 창처럼 긴 자루를 가진 도리깨형 무기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딱히 없고, 임진왜란 때 명기병들이 편곤으로 큰 성과를 올린 이후에 조선에 편곤이 도입됐다는 기록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볼 때, 기다란 편곤을 사용하는 기예는 중국이 기원으로 추정된다. 사용법 자체는 곤방과 매우 유사한데, 곤방 자체는 조선 초기 팽배수들도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 또한 중국으로부터 건너온 것으로 보인다.

철(=쇠)로 만든 60㎝ 정도의 작은 쇠도리깨(혹은 편곤이나 쌍절곤)로 치마 속에 숨길 수 있는 작은 무기로 조선시대 여형사들인 다모들이 썼다고 말한다. 조선시대 포졸, 무인 혹은 한량들이 일종의 보조무기 비슷하게 사용했던 무기라고 알려졌는데 이 경우에도 아무래도 소형 편곤 쪽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리하자면, 막대와 추 사이의 사슬이 매우 짧은 도리깨는 중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국의 쇠도리깨가 가진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무기/편곤.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3/09/20 06:09 저자 punchlord